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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꾹(@nnkk_pogi_0010) 님 커미션입니다.

 

이제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향 따위를 지우려 들지 않았다. 일상 생활 도중에도 사용하는 반장갑에 코를 찌르는 약 냄새가 남아있을지언정 그를 가까이 두었다면 그조차 금세 익숙해졌을지 모른다. 그간에 부단히 애쓰던 것은 지우려 해도 잔잔히 그의 곁에 남았다. 어쩌면 모든 게 그럴 필요가 없음을 알리듯. 은은한 꽃내음 또한 여전했으나 이전처럼 가리려 드는 것이 아니라 조화로이 어울린다. 그 모든 것이 그의 일부처럼 자연스러웠다.

 

아버지를, 제 형제를 닮은 얼굴은 이제 젖살이 빠져 날렵한 선이 보인다. 은빛 머리카락은 허리 너머까지 자라났다. 여전히 하늘 아래에 서면 노을이고, 푸른 하늘이고, 밤하늘이고 할 것 없이 색을 모두 잡아먹었다. 그 아래에 자리한 금빛 눈동자는 그가 이곳에 있음을 알렸다. 날이 선 듯한 눈매임에도 날카로운 인상으로 기억되지는 않았다. 부드러이 올라간 입꼬리에는 그저 여유로움과 느긋함만이 자리했다.

 

 

이름

 

루체 페르디난트 / Luce Ferdinand

 

 

성별

 

여성

 

 

 

나이

 

4학년 / 14세

 

 

 

키 / 몸무게

163cm / 51kg

 

 

국적

 

영국

 

 

혈통

 

순수 혈통

 

 

생일

 

1982년 8월 19일

 

 

기숙사

 

그리핀도르

 

 

지팡이

사이프러스, 용의 심금, 12인치, 단단한

Cypress wood with a Dragon heartstring core and 12", Hard flexibility

 

*

 

아버지의 굳은살 가득한 손을 잡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나무 향이 가득 풍겨왔다. 그걸 채 다 느끼기도 전에 가까운 자리에 위치한 상자 하나가 달그락거린다. 예상할 수 있듯 그게 루체의 지팡이였다. 하얗고 곧은 몸체 끝에 박힌 것은 루체의 눈동자를 닮은 영롱한 보석.

 

/

 

사이프러스 지팡이는 고귀함과 관련 있다. 중세의 지팡이 제작가 제레인트 올리밴더는 그가 사이프러스 지팡이와 짝지어졌다는 것이 언제나 영광스러웠다고 썼다. 그에 의하면, 그는 영웅적인 죽음을 기꺼이 맞이할 마녀나 마법사들과 어울렸다. 다행스럽게도, 피에 덜 굶주렸던 이 시기에는 사이프러스 지팡이 소지자가 그들의 삶을 포기할 일이 드물었다. 물론, 만약 필요하다면 그들은 두말할 여지없이 그렇게 했겠지만 말이다. 사이프러스 지팡이는 용감하고, 대담하며 희생정신이 강한 사람들을 자신의 소울메이트로 삼는다. 그들은 자기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의 어두운 면을 마주하는 것을 천성적으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용의 심금은 가장 화려한 주문을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지팡이를 만든다. 용의 심금이 들어간 지팡이는 다른 종류보다 더 빨리 배우는 경향이 있다. 원래 주인으로부터 이기게 되면 용의 심금 지팡이는 충성을 버리기도 하지만 현재의 주인과는 가장 강력한 유대감을 자랑한다. 누가 소유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용의 심금이 들어간 지팡이는 어둠의 마법으로 돌아서기 가장 쉽다. 또한, 다소 괴팍해서 세 개의 심 중에서 가장 사고를 잘 치는 경향이 있다. 

_ Pottermore

 

 

 

성격

 

상냥한

“산책하기에 딱 좋은 날씨예요.”

 

아이에게 옅게 자리한 나무내음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여전히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서는 향수를 사용했다. 제게는 익숙하고도 향기로운 투박함이나 어떤 이에게 낯설고도 거북히 느껴진다면 그것은 시간이 지나도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가까워지길 원하는데, 전혀 예기치 못한 이유로 그만큼 멀어진다면 그건 섭섭하다 말하며. 자연스러운 듯 행동하면서도 아이는 타인을 대할 때에 많은 것을 생각했다. 가능한 타인을 배려하고자 했다. 타고난 듯한 행동과 그래야 한다며 배워온 것들이 아이의 행동에서 묻어났다.


 

현실적인

“다 좋은데…, 아니. 뭐, 나쁘지 않네요.”

 

날카로운 인상이며, 다가가기 어려운 것도 처음 마주한 그 순간이 전부다. 천성이 유순하고 타인, 혹은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다. 또 오히려 제가 쉽사리 다가간다. 세상 모든 것이 마냥 새롭고 좋다 말하면서도 이제는 곧잘 그 모든 것을 내려둘 수 있는 듯 굴었다. 어쩌면 이제는 마냥 새롭기보다 일상과 같았기에 자연스러운 반응일지도 몰랐다. 어찌 모든 것에 처음인 듯 새로운 듯 반응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는 능청스러운 기색을 하며 웃었다. 이제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아이가 아니라서. 그런 변명을 일삼았다. 


 

단호한

“됐어요. 그 이야기는 더 안 할래요.”

 

애초에 아이는 옳고 그름조차 모르는 무지한 인간이 아니었다. 무엇이 나쁜지, 또 싫은지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 또한 드러낼 줄 알았다. 말하자면 기준이 분명했다. 이제는 재미보다 조금 더 다른 이유에서 귀찮은 일에 휘말리지는 것을 내키지 않아 했다. 한 걸음 물러 세상을 바라보는 위치에 서 있는 듯하다. 그렇다 해서 또 쉬이 열을 올리는 이는 아니지만. 여전히 웬만한 일에서 유하게 넘어갔으나 정말로 싫은 기색을 내보이며 소리를 내었다면 그건 분명 규칙이든 무엇이든 간에 옳지만은 않은 것일 테다.


 

대담한

“바라는 게 있다면 소리내어 말해야 해요.”

 

하지만 그 모든 행동이 무언가를 앞두고 도망치고자 하는 일은 아니었다. 아이는 어디에서도 도망치지 않았다. 그보다 불명예스러운 일은 없다 단언했다. 단순히 관심이 아니더라도, 호기심이 일지 않았더라도. 무언가를 하는 데에 있어 제가 할 수 있다 여겼다면, 하고자 하는 마음이 모든 것을 앞섰다면 기어코 손을 내밀었다. 기꺼이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기타

 

00. LUCE

 

0-1. 한낮부터 내리쬐는 햇살이 잦아들 무렵.

0-2. Rosa Campion, 성실 • Calcite, 영화와 번영 | 양손잡이 | RH+A

0-3. 높지도 낮지도 않은 톤으로, 조곤조곤 듣기 좋은 목소리로 자장가를 말하듯.

0-4. 좋아하는 건 피아노 소리. 악기 소리. 나무에서 나는 향. 그리고 디저트류를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0-5.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 등의 소음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 가리는 음식은 없으나 맵거나 향이 센 음식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01. FAMILY

 

1-1. Abraham 에이브라함. 할아버지.

1-2. Jeffrey 제프리. 아버지.

1-3. Hannah 한나. 어머니.

1-4. Lucien 루시엔. 6살 터울의 오빠.


 

02. FERDINAND

 

2-1. 여정의 끝으로, 새로운 시작을 향하는 그대에게 기억도 추억도 모두 담아드리리.

2-2. 세간에서 사람들은 페르디난트의 사람을 이렇게 말한다. 안내자. 인도자. 혹은 동반자라고도. 왜 그리 불리는가 하면은 거기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쩌면 믿거나말거나 한 이야기에 불과할지 몰라도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페르디난트의 조상께는 오래된 친우가 하나 있다. 평생을 함께한 소중한 인연. 친우의 저택 마당에는 오래된 나무가 하나 있었고, 그들은 곧잘 그 근처에서 낮잠을 자거나 하며 나무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고는 했더랬다. 그리고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니, 친우는 추억이 담긴 나무와 끝을 맞이하고 싶다 청했다. 그는 기꺼이 오래된 친구를 위해 그 나무를 베어다 관을 지었다고 한다. 관을 안전하게 모실 마차의 뼈대에도 그 나무가 사용되었다. 오랜 추억이 담겨 있던 나무는 마침내 그 마지막조차 아름다운 추억의 일부가 되고야 만다.

2-3. 그래. 그렇게 그들은 관을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로지 관을 옮기는 목적을 위해 마차를, 그 뼈대를 만든다. 마차를 이끌 말을 길들이는 일 또한 그들이 오랜 시간 해 온 일 중 하나였다. 관은 의뢰자의 몸보다 조금 크게 제작하여 소중한 물건들과 함께 눈을 감는다. 그리고 화장을 거쳐 재가 되고 가루가 된 것은 바다로 뿌린다.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페르디난트의 조상되시는 분은 이렇게 말했다. 탄생, 그러니까 삶의 시작은 짧고도 긴 여행의 시작이며, 죽음은 여행의 종착역이고 끝을 맺음과 동시에 새로운 여정이니 이 시작이 무탈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말이다. 

소중한 사람의 끝, 그리고 시작을 바라본 조상께서는 남은 시간 동안에 다른 이들의, 또 자신의 여정을 위해 관을 지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별다른 유언을 남겨두지는 않았으나 그것은 후세에까지 이어졌다. 조상과 인연이 닿은 분들이, 친우의 대를 이은 사람들이 또다시 기억하고 찾아오며 이어지던 것이, 이제는 대를 이어 끝이라는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다이애건 앨리의 어느 골목에 자리한 페르디난트라는 이름을 건 가게를 찾아온다. 마법사들은 평생이라는 긴 여정을, 새로운 여행 길에 오르고자 그들을 찾는다.

2-4. 윈더미어호 인근의 공터.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던 그곳에 나무가 빽빽히 들어서, 필히 어른을 동반하라 일러 두는 해무 속 검은 숲이 있다. 나무만큼이나 오랜 시간 신뢰가 이어져 온 것이다.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삶이 오래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나무를 심고, 그 사람이 죽어 여행을 준비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나무를 베어 사용할 수 있도록. 심은 나무에는 주인의 이름을 붙여둔다. 처음에는 사소한 인연에 불과했던 것이 이렇게나 이어져 자손의 나무를 미리 맡겨 두고, 또 나중에라도 페르디난트의 이름을 듣고 찾아와 자신의 나무를 부탁하고. 그것이 모여 숲을 이루었다. 모르는 이들에게는 그저 위험한 숲에 불과하나 이를 잘 알고, 허락된 이에게는 그 너머가 허락되는 법이니. 숲을 등지고 자리한 눈부시도록 하얀 저택.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정원사의 손에 잘 정리된 잔디와 계절을 모르는 마냥 활짝 핀 색색의 꽃잎들. 서로 다른 계절에 자리해야 했을 나무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마법을 피워냈듯, 그렇게 사시사철 꽃이 만개한 곳에 그들의 저택이 존재한다.


 

03. HARMONICA

 

3-1. 부모님은 아이들이 집안의 일보다 앞서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또 그걸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했다. 그에 오빠인 루시엔은 일찌감치 피아노를 배우고자 했고, 그로 인해 관심을 가졌던 것에 책임감 있게 배움을 이어갔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피아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마, 학기를 앞두고 루시엔의 여행이 시작된 후부터일 테다. 자연스레 걸음을 닿게 만들던 멜로디는 제 형제가 당분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니 들려오지 않을 것이었다. 대신 하모니카 소리가 누군가를 기다리듯 피아노가 있는 방을 가득 채우고, 때로는 나무 아래에 앉아 그 소리가 어디로 흩어지든 막아두지 않았다.

3-2. 새로운 것으로 향하는 관심이 멎은 것은 아니었다. 또 익숙한 듯 전혀 새롭지 않은 것들도 있기 마련이다. 이제는 없으면 허전한 검은 장갑이라거나. 하여간에 여전히 눈은 반짝였고, 집안의 일을 돕는 것이 좋았으며,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면 기다리는 이가 있는 듯 눈길이 돌아간다. 책임감은 자연스러운 가르침이었으며 그리 쉽게 사그라드는 것이 아니었고, 세상에는 아직도 아이의 시선을 끄는 것들이 잔뜩이다. 그것들을 배우고자 한다. 다만, 어떤 변화는 여전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04. HOGWARTS

 

4-1. ‘아하. 몇 해 전에도 페르디난트라는 이름을 보았지. 글쎄, 너는 어떨까. 보아하니 여기보다 어울리는 곳도 없겠구나. 그래…, 아주 마음에 들 게다! 그리핀도르!’

4-2.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은 축에 속했다. 다만 어느 정도 무난하게만 해내도 미련을 갖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하는 이야기에도 듣는 둥 마는 둥했다. 물론 노골적으로 듣기 싫다는 티를 내는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맞는 말이고 좋은 말이었으나 그다지 흥미가 닿지 않았다. 제 능력치만큼의 결과물이면 됐다. 그 이상의 욕심은 나지 않았다.

4-3. 입학한 그해 루시엔은 졸업을 맞이했다. 그러나 루시엔은 졸업 전에도 좋은 수식어란 좋은 수식어는 다 달고 있는 모범생이었으며, 좋은 선배이고 친구였기에 간혹 제게 안부를 물어오는 이들이 있더랬다. 그런 물음들이 귀찮다거나 싫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자랑스러운 형제를 찾는 일이 어찌 달갑지 않을 수 있을까.

4-4. 볕이 좋은 날이면 어디선가 하모니카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따라가 나무 그늘 아래로, 호숫가로, 어디든 걸음하면 그 끝에 보일 얼굴은 예상이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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